아미코젠의 작년 매출은 1200억원 수준이다.

배지와 레진 공장이 풀Capa로 가동시 발생할 수 있는 매출은 배지 3000억원, 레진 1000억원 규모다.

총 매출이 4000억원이 늘어난다.  

배지와 레진은 바이오 소부장 정책에 따라 수요, 공급기업이 매치되었고, 추가 증설까지도 고려하고 있다는 점으로 비추어보아 품질이슈만 없으면 아미코젠은 배지와 레진이 상용화되면 환골탈퇴하는 기업이 된다.

단순히 매출액 증가만으로 따지면, 매출이 거의 4배 늘어나는 셈이니, 시총도 그에 버금가는 상승을 기대해볼 수도 있는 것이다.

 

 

매일같이 수조원의 자금이 오가는 증시는 정보의 바다이기도 합니다. 정확한 정보보다는 거품을 잡아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상장기업뿐 아니라 기업공개를 앞둔 기업들을 돋보기처럼 분석해 '착시투자'를 줄여보겠습니다.

세계적인 투자 대가들이 성공비결로 꼽는 공통분모 중 하나가 장기투자다. 워런 버핏이나 피터 린치, 찰리 멍거의 자서전을 읽어보면 원금의 수십, 수백 배 이익을 낸 잭팟거래가 자주 등장하는데, 대부분 장기투자로 거둔 성과다.

그러나 장기투자로 성공하는 개인 투자자들은 드물다. 무작정 주식을 오래 들고 있는 것을 미덕으로 착각한다. 상장폐지에 처했는데도 내 주식은 믿는다는 '의리파', 가격이 오르기 전까지 절대 안 판다는 '존버족'이 대표적이다.

이들이 간과하는 것은 장기투자의 본질이다. 가능성 있는 기업에 충분한 시간을 투자하는 게 진정한 장기투자다. 그러려면 산업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는 기술이나 아이템을 개발하는 기업을 찾아야 한다. 투자의 99%는 종목선정, 나머지 1%는 회사가 예정된 궤도를 유지하는지 점검하는 것이다.

아미코젠은 이런 측면에서 주목해야 할 기업이다. 코로나19(COVID-19) 백신과 치료제 개발로 개화하기 시작한 한국 바이오 산업에서 반도체 같은 역할을 할 회사다.

아미코젠은 KAIST 생물공학 박사인 신용철 대표가 2000년 설립한 유전자진화기술과 단백질공학 전문 바이오기업이다. 효소, 생물 소재, 헬스케어, 바이오의약 분야에 도전해 착실히 성장해 왔다. 본사는 경남 진주시에 있고, 문산에 1, 2, 3 공장이 있다.

아미코젠의 출발점이 된 효소사업은 항생제와 관계가 있다. 항생제는 기존 약제의 화학구조를 변화시키거나 합성해 만드는데 이 물질들을 잘 섞이게 해주는 효소가 필요하다. 효소생산에는 환경오염이 수반되는데, 최근에는 미생물을 활용한 환경친화적 효소기술이 각광받고 있고 아미코젠은 그 대표기업 중 하나다.

세팔로스포린C(CPC)를 가수분해해 7-ACA(7-amino cephalosporanic acid)를 생산할 수 있는 1단계 공정효소인 CX를 개발하는 등 다양한 효소와 균주기술을 지니고 있다. 환경친화적이면서도 세파계 항생제의 경우 생산원가를 절반 가까이 낮추는 효과까지 있다.

주목할 것은 아미코젠의 신규 아이템인 배지와 레진 사업이다. 제약, 바이오 기업들은 동물 세포를 배양한 후, 배양액 내 세포 밖으로 배출된 항체를 뽑아내 의약품으로 개발한다. 세포를 키우려면 영양물질과 각종 첨가물을 넣어줘야 하는데 이를 배지라 한다. 고체도 있고 액체도 있다.

이후 세포가 성장하면 수많은 단백질 중에서 의약품으로 활용할 항체를 거르는 정제 작업을 하는데, 이때 거름망 역할을 하는 것이 레진이다. 배지와 레진을 공급받지 못하면 바이오의약품 생산라인 전체가 멈춘다. 문제는 바이오 원·부자재 국산화율이 16%에 불과하다는 점.

특히 배지는 한국의 생산이 전무해 100% 수입에 의존하는 품목이다. 수년 전 일본 무역규제 당시 바이러스필터 등 수입이 중단되며 생산라인이 셧다운 되기도 했다. 이후 정부는 바이오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 정책을 준비해 배지와 레진생산 핵심기업으로 아미코젠을 선정했다.

신용철 아미코젠 대표는 "약 10년 전부터 배지와 레진 국산화를 핵심사업으로 추진해왔다"며 "2020년 산업통상자원부 정부과제에 선정, 해외수입에 전량의존하는 배지와 레진제품의 국산화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천기술인 단백질 공학기술을 토대로 파트너사인 미국 아티아바이오(Artiabio)와 기술 협력을 통해 자체적인 배지 제조기술을 내재화했고, 스웨덴 바이오 웍스(Bio-works)와의 기술협력으로 분리정제용 레진기술을 확보하게 됐다.

아미코젠은 지난 11일 인천 송도에서 배지생산과 바이오 위탁생산개발(CDMO)사업을 위한 송도공장 착공식을 진행했다. 송도공장은 지하2층 지상7층 연면적 2만3449㎡(6950평)로 지어지는 GMP(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인증) 설비다.

100% 국내 자본이 투입된 최초의 세포 배양용 배지공장으로 100% Animal Free(동물성 원료배제), 화학조성(Chemical Defined)을 기반으로 한다. 연간 최대 400만 리터(액상), 10만kg(분말)을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를 포함한 국내 수요의 1/3을 커버할 수 있는 용량이다. 송도공장은 이달부터 기초공사에 들어가 내년 1분기 큰 틀의 공사를 마무리한 후 준공허가 등을 거쳐 2023년 4월부터 시운전에 착수, 6월 말 첫 제품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신 대표는 "송도공장 공사에 기술개발 등을 포함하면 총 800억원 가량이 투입되는 대규모 공사"라며 "중소기업 차원에선 부담스러운 수준이지만 회사의 모든 재원을 쏟아 운명을 건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송도 배지공장에는 바이오 업계뿐 아니라 정부에서도 큰 신경을 쓰고 있다.

주영준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은 "한국이 글로벌 2위 규모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국이지만 바이오 핵심 원자재 부문에서는 우리가 많이 부족한 현실"이라며 "정부에서도 공급망 이슈를 중요한 정책 과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 의약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배지부터 만들 수 있어야 하는데, 100% 수입에 의존하다 보니 정책 입안에도 어려움이 컸다는 게 주 실장의 설명이다.

주 실장은 "바이오 기업들의 소부장 연대협력 협의체가 (2020년) 구성됐고, 이를 바탕으로 아미코젠이 송도공장 개발에 나섰다"며 "정부도 (바이오기업들이) 국내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배지와 레진이 부족해 일정이 지연되는 등 문제가 심각했다"며 "미국은 배지와 레진수출을 통제할 정도였는데, 자국업체가 생산하는 코로나 백신용 제품에 집중한 공급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배지와 레진 공급은 세계적으로 공급부족이 심각한데 레진의 경우 연구용 주문도 12~18개월 기다려야 한다"며 "아미코젠 송도공장이 준공되면 그나마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여 목을 빼고 기다리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아미코젠 송도공장은 고질적인 공급 불안정 문제의 해결책이자 플러스알파(α)다. 첫 번째는 품질과 비용절약 효과가 크다. 배지시장은 해외 일부 업체가 독점하는 시장인데 물량부족까지 겹치다 보니 발주도 어렵다. 한국업체는 한번 주문할 때 6개월, 1년 치 물량을 한 번에 주문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물량을 받은 후 냉장료를 비롯한 보관비가 엄청나게 들어간다.

보관 기간이 길면 품질도 저하될 수 있다. 아미코젠 송도공장이 완공되면 갓 생산된 물량을 원하는 물량만큼 적시에 받을 수 있다. 보관료는 줄어들고 품질은 안심할 수 있다.

두 번째는 협력 시너지다. 송도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공장이 계속해서 지어지고 있고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 본사가 있다. 여기에 2024년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 본사와 연구소도 입주한다. 세계 2위 바이오 생산설비를 지닌 빅3가 5분 거리다. 동아제약 바이오시밀러 공장도 송도다.

신 대표는 "액상배지는 쉽게 부패해 물류, 보관 기간이 길면 공급이 어렵다"며 "송도는 모든 수요처와 붙어있어 액상배지 경쟁력이 크게 올라가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수요 공급업체가 실시간으로 품질을 테스트해 즉각적인 보완도 가능하다"며 "바이오 신약을 개발하는 과정에 처음부터 참여할 수도 있는데, 송도공장에 바이오 스타트업 기업들이 공동연구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미코젠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 셀트리온 등 바이오 빅3에 배지를 공급할 가능성이 높으나 품질검증은 선행돼야 한다. 신 대표는 "배지와 레진은 바이오 소부장 정책에 따라 수요, 공급기업이 매치됐다"며 "공장 준공 후 품질검증을 거쳐야 하지만 이후 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을 생각해 설비확충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도공장은 6950평 규모, 매출액으로는 3000억원 가량이 되는데 본격적인 공급이 이뤄지면 1만평 규모의 송도 제2공장 건설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을 생각한 포석이다. 신 대표는 "바이오 위탁생산개발(CDMO) 사업의 경우 외부에서 위탁을 받아 운영할 수도 있고 설비를 빌려주는 형태도 가능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우리가 배지를 공급하면 시너지가 더욱 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신 대표는 아미코젠의 배지품질에 자신감을 보였다. 진주 본사공장에 있는 시험생산 설비를 통해 연구용 제품을 만들고 있는데 성분 균일성을 비롯한 각종 테스트에서 경쟁사 대비 높은 점수를 받아 이미 바이오 벤처기업들에 연구용으로 공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생산원가도 크게 낮출 수 있어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배지와 함께 중요한 원자재로 꼽히는 단백질, 항체 정제용 레진사업도 진척이 빠르다. 송도공장과 함께 여수 산업단지에 아미코젠 레진공장이 세워지는데 올해 7월 착공해 12월 완공한다는 목표다. 2500평 부지에 2층 규모로 지어진다. 배지와 마찬가지로 내년 2분기 상업생산에 돌입한다.

아미코젠의 레진기술은 스웨덴 바이오웍스의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기존 제품은 레진의 내구성을 확보하기 위해 사이즈를 크게 만들 수밖에 없었던 반면, 바이오웍스는 아가로즈 레진(Agarose resins)의 크기가 작으면서도 단단하게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어 레진의 좋은 항체 정제력으로 고순도 제품에 유리하다는 특징이 있다.

여수 레진공장은 연간 5만리터 생산이 가능한데 금액으로는 1000억~1200억원 규모다. 여기도 제2부지를 마련해 증설이 가능하다. 100% 자회사인 퓨리오젠을 통해 사업이 준비 중인데, 아가로즈 레진에 대해서는 세계적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항체 정제용 단백질 레진을 생산하는 핵심소재는 아가로스 담체와 단백질 리간드가 있는데 아미코젠은 자체기술로 알칼리에 내성이 강한 우수한 품질의 리간드를 생산해 수출해왔다. 아미코젠 리간드에 아가로스 담체를 결합해 완성된 의약용 크로마토그래피 레진은 국내외 시장에 공급되고 있다.

변장웅 퓨리오젠 대표는 "글로벌 레진업체들의 전체 매출에서 50% 정도가 단백질 리간드 레진으로 글로벌 제약사들은 리간드 파트너가 있다"며 "우리는 아가로스 담체 제조기술과 리간드 기술을 함께 지니고 있어 경쟁력과 사업성이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배지와 레진의 생산설비 확충 기간에 주력사업이었던 효소부문의 성장도 준비된다. 홍삼의 항암 면역력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효소기술이 상업화 단계에 진입한다. 세계 1위 노보자임 한국대표 출신 김상정 전무를 영입해 영업조직도 강화했다.

신 대표는 "배지와 레진사업은 21세기 바이오산업에서 IT사업의 반도체처럼 성장하기를 기대한다"며 "저와 임직원들은 이런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2031215195999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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